그런 김소은이 최근 황보수와 상반되는 천방지축 조선시대 공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김종학 프로덕션 드라마 ‘마의’(연출 이병훈, 최정규/극본 김이영)에서 마의 조승우(백광현)를 짝사랑하는 숙휘공주로 분해 상큼 발랄한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고매한 신분의 공주 주제에(?) 천민 조승우를 보기 위해 애완동물 병을 조작하는가 하면 조승우에게 과감한 볼 뽀뽀를 하는 등 최고 강도 상사병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조승우가 위험에 처해있을 때는 공주라는 신분을 이용해서라도 구해주는가 하면, 발칙하게 사랑고백을 시도하기도 한다. 사극 사상 최고 발칙하고 귀여운 공주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마의’는 동물천사 조승우와 함께 광현 바라기 김소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989년생, 올해 24살이 된 김소은은 중학교 3학년 때 초코파이 CF로 데뷔했다. 이듬해 드라마 ‘자매바다’로 배우로 데뷔했는데, 첫 연기였기에 혹독하게 혼났지만 그에 비해 얼굴은 널리 알려졌다. 이후 영화 ‘우아한 세계’, ‘두 사람이다’ 등 다양한 영화와 ‘포카리스웨트’, ‘KTF’ 등 수많은 CF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 덕분에 김소은은 극중 상대역과의 나이 차가 많았다. ‘꽃보다 남자’에서는 대학 동기인 김범과 호흡을 맞췄지만, ‘천추태후’에서는 19살 연상인 최철호와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는 12살 연상 진이한과 연기했다. ‘천번의 입맞춤’에서도 17살 연상 류진과 커플 연기를 펼쳤는데. 이번 ‘마의’에서 조승우 와의 나이차는 9살로 만만치 않다.
까마득한 선배들과의 커플연기는 배울 점도 많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가까이서 그들의 연기를 관찰하고 호흡을 맞추다보면 어느덧 성큼 연기력이 성장한다. 띠동갑이 넘는 다소의 세대차는 특유의 붙임성으로 잘 극복해왔다.
한국 사극의 거장 이병훈이 김소은을 택한 이유도 그렇다. 마지막 연출작임을 선언했기에 만전을 기해 조승우를 주인공으로 출연시킨 것과 함께 신세대 배우 김소은을 선택해 신선함을 더한 것이다.
이런 밝고 겸손한 실제 성격이 배역에도 자연스레 스며들어 안방 귀요미 ‘숙휘공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신분의 벽을 넘어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다정다감한 백광현에게 빠져 한없이 허우적대는 연기를 제대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마의 백광현이 실존인물이듯, 숙휘공주 또한 조선 제17대 왕 효종의 넷째 딸로 역사 속에선 다른 남자와 혼인한 후 일찍 남편을 여의는 기구한 운명을 지닌 여인이다. 드라마의 기획 의도나 실제 역사상 광현과 숙휘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지만 김소은의 뛰어난 연기 덕에 백숙커플(백광현-숙휘공주)이 연결되도록 지지하는 목소리가 거셀 정도다.
조선시대 천방지축 귀요미 공주로 제대로 뜬 김소은. ‘마의’ 촬영장의 비타민이자 안방극장의 활력소로 제대로 즐거움을 주고 있는 그녀가 더욱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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