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November 6, 2012

[인터뷰]‘캔디’ 구혜선, 어두운 작품 연출하는 이유

배우와 가수뿐 아니라 영화감독, 작가, 화가 등등. 배우 구혜선(28)의 이력을 살펴보면 감독 구혜선이 만든 영화 제작사의 이름은 톡톡 튈 줄 알았다. 그런데, 너무 단순명료한 ‘구혜선 필름’이다. 이유를 물으니 “고민 없이 선택했다”는 답이 돌아온다. 바쁠 땐 엄청 바쁘지만, 또 게으를 땐 무척 게으르다는 구혜선. 드라마 속에서는 항상 명랑한 ‘캔디’였는데, 영화는 무거운 주제와 소재를 다루길 좋아한다. 대화를 할 때도 생각이 깊어 진지하다가도, 재밌는 이야기에 깔깔대며 굴러가는 웃음소리가 독특하게 다가온다.

“왜 연출한 작품들이 어두운 분위기냐고요? 왜요? 이질감 좋지 않으세요?(웃음) 연기로 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다른 것을 통해서도 저에 대해 보여줄 수 있잖아요. 연기는 밝고 유쾌한 역할을 많이 하지만 연출할 때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죠.”

죽음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회피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나쁘게 보는 건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맞닥뜨려보고 싶은 고민들이다. 잘 살기 위한 죽음에 대한 고민이랄까.

“얼마 전에 아동 호스피스 관련한 TV 내레이션을 한 적이 있어요. 부모들은 자기 아기가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죠. 그러다 아이가 죽으면 ‘한 달을 살더라도 행복하게 해 줄 걸, 왜 내가 그 아이를 병원에서 아프게만 했을까’라고 후회한대요.”

‘현실주의자’라고 하니 ‘회의주의자’로 정정했다. 많은 것을 생각하는 그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단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을 접했을 어린시기였다. 안락사를 주제로 한 첫 단편 ‘유쾌한 도우미’와 음악학교 학생들의 꿈과 사랑, 죽음 등이 담긴 첫 장편 ‘요술’도 ‘인간’ 구혜선의 생각이 담겼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복숭아나무’도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괴물취급을 받는 샴쌍둥이 상현(조승우)과 동현(류덕환) 형제 앞에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남상미)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판타지 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의 관계를 생각하다가 만든 샴쌍둥이 이야기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서로를 위해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영화. 하지만 그게 또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구 감독은 “영화 ‘가위손’을 보면 사랑을 하면서도 상대를 안으면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처럼, 나도 이번 영화에서 인간의 또 다른 모습을 함축적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물론 그가 회의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니다. 밝고 유쾌한 모습이 바탕에 깔려 있다. “사람은 다양한 모습이 있으니까”라며 배시시 웃었다.

구혜선이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가장 바라는 건 “배우들이 이 작품에 출연한 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라며 “그들이 후회하지 않게끔 책임감을 갖고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조승우, 류덕환, 남상미가 주연이다. 구 감독은 “이들에게 출연을 설득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며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했고, 그 믿음을 주는데 배짱이 커지고 담력이 생겼다”고 웃었다.

“조승우씨도 그렇고 처음 드린 시나리오인데 빨리 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자신감이 안 붙을 수 있을까요? PD님은 캐스팅이 안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조승우씨 대표님이 오셔서 제 마음의 작은 불씨에 휘발유를 붓고 가셨죠. 저를 포기하게 만들려고 오신 줄 알았는데, ‘시나리오는 생선’이라며 ‘생선은 싱싱할 때 먹어야 한다’고 해서 용기가 났어요.”(웃음)

여자 주인공으로 나온 ‘절친’ 남상미를 향해서는 애정이 듬뿍 드러난다. 남상미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 샴쌍둥이 형제를 세상에 나오게 하고, 또 상현과 동현이 온전한 인물이 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남)상미가 출연 안 한다고 했으면 울었을 것”이라며 “밑밥을 많이 깔아 동참하게 했다”고 웃었다. “상미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꼭 프랑스 여자 같아요.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풍겨나는 것 같다니까요.”(웃음)

극중 남상미가 진짜 사랑스럽게 그려졌는데 구 감독 본인의 이미지가 반영된 거냐고 하니 철저하게 남상미를 보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가로 저었다. 극중 사랑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남녀에게서 은연중에 연애의 감정이 나타난다. 구 감독이 연애를 하기 때문인지 물었다.

구 감독은 “한 번도 멜로 감정을 직접 나타낸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난 항상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언제나 사랑을 해왔다.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을 뿐”이라고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내 연애사를 알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난 언제나 사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일을 하고,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으면 피곤한 법이다. 여기저기서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감독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스트레스가 외부에서 받는 거라고들 하는데 나는 누가 뭐라고 하든지 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한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거나 할 일이 많을 때 마음속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잠시 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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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가수뿐 아니라 영화감독, 작가, 화가 등등. 배우 구혜선(28)의 이력을 살펴보면 감독 구혜선이 만든 영화 제작사의 이름은 톡톡 튈 줄 알았다. 그런데, 너무 단순명료한 ‘구혜선 필름’이다. 이유를 물으니 “고민 없이 선택했다”는 답이 돌아온다. 바쁠 땐 엄청 바쁘지만, 또 게으를 땐 무척 게으르다는 구혜선. 드라마 속에서는 항상 명랑한 ‘캔디’였는데, 영화는 무거운 주제와 소재를 다루길 좋아한다. 대화를 할 때도 생각이 깊어 진지하다가도, 재밌는 이야기에 깔깔대며 굴러가는 웃음소리가 독특하게 다가온다.

“왜 연출한 작품들이 어두운 분위기냐고요? 왜요? 이질감 좋지 않으세요?(웃음) 연기로 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다른 것을 통해서도 저에 대해 보여줄 수 있잖아요. 연기는 밝고 유쾌한 역할을 많이 하지만 연출할 때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제가 고민하는 부분이죠.”

죽음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회피하고 싶은 건 아니다. 나쁘게 보는 건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맞닥뜨려보고 싶은 고민들이다. 잘 살기 위한 죽음에 대한 고민이랄까.

“얼마 전에 아동 호스피스 관련한 TV 내레이션을 한 적이 있어요. 부모들은 자기 아기가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죠. 그러다 아이가 죽으면 ‘한 달을 살더라도 행복하게 해 줄 걸, 왜 내가 그 아이를 병원에서 아프게만 했을까’라고 후회한대요.”

‘현실주의자’라고 하니 ‘회의주의자’로 정정했다. 많은 것을 생각하는 그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단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을 접했을 어린시기였다. 안락사를 주제로 한 첫 단편 ‘유쾌한 도우미’와 음악학교 학생들의 꿈과 사랑, 죽음 등이 담긴 첫 장편 ‘요술’도 ‘인간’ 구혜선의 생각이 담겼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복숭아나무’도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괴물취급을 받는 샴쌍둥이 상현(조승우)과 동현(류덕환) 형제 앞에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남상미)이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판타지 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의 관계를 생각하다가 만든 샴쌍둥이 이야기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서로를 위해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리는 영화. 하지만 그게 또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구 감독은 “영화 ‘가위손’을 보면 사랑을 하면서도 상대를 안으면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처럼, 나도 이번 영화에서 인간의 또 다른 모습을 함축적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물론 그가 회의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니다. 밝고 유쾌한 모습이 바탕에 깔려 있다. “사람은 다양한 모습이 있으니까”라며 배시시 웃었다.

구혜선이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가장 바라는 건 “배우들이 이 작품에 출연한 걸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라며 “그들이 후회하지 않게끔 책임감을 갖고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조승우, 류덕환, 남상미가 주연이다. 구 감독은 “이들에게 출연을 설득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며 “배우들이 시나리오를 마음에 들어 했고, 그 믿음을 주는데 배짱이 커지고 담력이 생겼다”고 웃었다.

“조승우씨도 그렇고 처음 드린 시나리오인데 빨리 하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자신감이 안 붙을 수 있을까요? PD님은 캐스팅이 안 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조승우씨 대표님이 오셔서 제 마음의 작은 불씨에 휘발유를 붓고 가셨죠. 저를 포기하게 만들려고 오신 줄 알았는데, ‘시나리오는 생선’이라며 ‘생선은 싱싱할 때 먹어야 한다’고 해서 용기가 났어요.”(웃음)

여자 주인공으로 나온 ‘절친’ 남상미를 향해서는 애정이 듬뿍 드러난다. 남상미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 샴쌍둥이 형제를 세상에 나오게 하고, 또 상현과 동현이 온전한 인물이 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남)상미가 출연 안 한다고 했으면 울었을 것”이라며 “밑밥을 많이 깔아 동참하게 했다”고 웃었다. “상미는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꼭 프랑스 여자 같아요.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풍겨나는 것 같다니까요.”(웃음)

극중 남상미가 진짜 사랑스럽게 그려졌는데 구 감독 본인의 이미지가 반영된 거냐고 하니 철저하게 남상미를 보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가로 저었다. 극중 사랑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남녀에게서 은연중에 연애의 감정이 나타난다. 구 감독이 연애를 하기 때문인지 물었다.

구 감독은 “한 번도 멜로 감정을 직접 나타낸 적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난 항상 사랑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언제나 사랑을 해왔다.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을 뿐”이라고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내 연애사를 알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난 언제나 사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일을 하고, 다양한 분야에 재능이 있으면 피곤한 법이다. 여기저기서 찾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 감독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스트레스가 외부에서 받는 거라고들 하는데 나는 누가 뭐라고 하든지 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한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거나 할 일이 많을 때 마음속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잠시 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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